드래곤볼을 그린, 나에게는 본인을 의인화한 이 캐릭터로 더 친숙했던 만화가가 죽었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드는 건 멋진 일이지만, 이럴 때는 살짝 서글프다. 시대에 이름을 새긴, 나에게는 동시대를 보낼 수 있어서 고마움을 느끼는 인물들이 떠나간다는 사실이 말이다.
그와 동시에 나는 이소라와 유희열 이 두사람이 떠올랐다. 언젠가 만나게 되면 굉장히 낯간지럽지 않게, 부끄럽지 않게 어떻게 이 말을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말이 있었다.
나는 청춘을 이 사람들의 작품으로 함께했다. 내가 가장 찌질하고 치열했던 시기에, 저 사람들은 자신들만의 언어로 나에게 말을 건냈다. 위로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위로가 아닐 수도 있고 그냥 단순한 말 한마디였을 수도 있다.
그 자체가 그때 나에게는 참 의미있는 말이었다. 그 야심한 밤에 저 사람들의 언어를 들으면서 묘하게 안심했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나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믿는 사람이다. 이소라의 마지막 앨범이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버스킹 프로에서 여전히 누님 성격보여줬다는 썰을 들었을때도 나는 여전하지만 고맙네라고 생각했다. (여전히) 살아있어줘서.
유희열이 불미스런 일로 특유의 치열을 보여주던 티비 속 화면에서 사라졌을 때도, 더 이상 유튜브에서도 볼 수 없어도 그래도 살아있어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구글에서 근황을 검색해봤다. 혹시나 잘못될까봐 걱정했다.
꼭 만나서 전할 필요는 없는 말이다. 내 청춘을 빚진 사람들에게, 다 열심히 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