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추억하는 일상

코로나 시국이 가져다 준 장점은 단 한가지이다. 이는 아마도 작은 일상이 얼마나 큰 기쁨이었는지를 알려주는 것 일게다. 

아이들이 좀 더 어릴때는 2주에 한번, 심하면 매주 에버랜드에 가던 시절이 있었다. 연간회원을 끊고, 당시 타던 아이들 수레가 망가질정도로 지겹게 다녔다.

아이들이 잠들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 아이들도 이제는 지쳤다. 아빠 코로나 끝나면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싶다고 한다. 그중에 내 마음을 툭 친 것은 에버랜드에서 함께 탔던 시덥잖은 놀이기구들이다. 키즈커버리와 이름도 모를 볼풍선 놀이터. 

둘째는 기억도 안나는 것 같은데, 맞어 나 기억나!(이 녀석은 6살이다) 나 키즈커버리 다시 갈래. 첫째는 노래도 기억한다. 나갈때즈음에 나오던 노래들이 있다.

무척이나 그리워졌다. 조금만 더 버티면 아빠랑 같이 가자고 아이들을 다독여줬다. 

20201106

#1

엄마한테 자주 전화를 하지는 않지만, 3-4일에 한번은 한다.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영하 2도. 

자연스럽게 엄마 생각이 났다.

#2

엄마한테 전화하니, 엄마는 애들 사진이나 올리지 하신다.

자연스레 왜 아들이 전화했는데 손녀부터 찾으세요. 아들이 우선이지 라는 39살 막내아들의 말에.

우리 엄마가 짧게 대답했다.

당연히 아들이 우선이지.

#3

짧지만 강렬한 말이었다. 감정 깊은 곳을 건드리는 말인 것 같다.

아마 나는 50이 넘어서도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 것이고, 지금처럼 작은 아이가 될 것 같다.

그건 내 딸 아이가 다 커서도 나한테 그렇게 보이겠지. 

#4

우리 엄마는 체질적으로 운동을, 걷는것을 싫어하신다. 10년전에는 등산도 함께 갔지만 이젠 그럴수도 없다. 무릎이 너무 아프시다.

멀리 해외에 함께, 휴양지로 여행을 갈 날이 빨리 오면 좋겠다.